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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기획 | 2017년 06호
행복의 세가지 조건
암 치료 후 건강하고 행복하려면
글_성균관대학교 융합의과학원, 삼성서울병원 조주희 기자 | 2017-08-2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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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목적과 희망 갖기


누구에게나 살면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였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어떤 정해진 목표가 있다면 많이 헤매지 않고 정신을 차린 후 다시 힘을 내서 나아갈 수가 있는데, 이는 암환자에게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암 발병이라는 커다란 어려움 속에서도 목적과 희망을 가진다면 행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는 치료를 마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유방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느끼는 행복감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강하고 삶의 목적이 뚜렷할수록 좋았습니다. 특히 ‘삶의 목적’과 ‘희망’이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는 환자에 비해 자신이 처해있는 현재 상황과 조건을 막론하고 암 치료 후에도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각각 2배, 4배가량 높았습니다.


암을 극복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이 더 좋은 조건을 갖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암이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상황은 똑같습니다. 다만 그들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두려움에 떨며 걱정과 불안 속에 살기보다 다소 불확실한 미래라도 꿋꿋이 맞서는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건강하지 않다고 해서 행복할 수 없는 건 아닌 것처럼, 인생은 살아갈 때도 있지만 살아질 때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들은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재발의 두려움에 붙잡혀서 현재의 행복과 삶을 낭비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목표를 세운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럴 땐 그누구의 삶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고 지금 내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선, 지금 바로 연필을 들고 종이에 내가 가진 것을 적어보세 요. 그런 다음 인생에 있어 원하는 것을 나열해 보고, 그 후에는 내가 가진 것에서 앞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써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리하는 과정은 삶의 목표를 세우는 데 매우 도움이 될것입니다. 막상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복잡하기만 했던 일도, 적어나가다 보면 한결 수월해 보이고 실제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막연한 생각으로 불안해하는 것보다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가시화하는 것은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데매우 효과적입니다.

더불어 이렇게 세운 목표를 집안 곳곳에 붙여두면 잊어버리지 않고 실천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감 회복하기


“1년 동안 매일 치료를 위해 병원을 다니다 어느 순간 모든 게끝나니까, 뭔가 할 일이 딱 멈춰버린 느낌이 들었어요. 집에서는 가족이 아프다고 배려해주는데, 당사자인 저는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도통 어디에 마음을 두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고요.”


특히 암을 경험한 대부분의 환우 분들이 암을 진단받았을 때 받은 정신적 충격과 치료 중에 겪었던 신체적인 어려움 못지않게암 치료가 끝난 시점에서 일상으로 돌아갈 때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체적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 하는 부담감과 함께 가족과 사회구성원 안에서 예전의 자신의 역할을 해내야 하는 적응의 어려움을 경험합니다.
암 치료가 끝난 뒤 하루 빨리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누구 하나 생활을 어떻게 하라고 자세히 얘기해 주는 경우는 더욱 드물 것입니다. 치료가 끝나기 만을 기다렸는데 기대했던 것만큼 기쁘지가 않다고 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아직 몸도 마음도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재발이 되면 어떻게 하나?’ 하며 걱정이 먼저 앞서게 됩니다.


이처럼 건강을 잃고 나면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예전의 내가 아닌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암환자라는 편견 어린 시선을 견디며 있는 그대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먼저 자신감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자신감은 작은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고 이를 완수해 나갈 때 빨리 회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작은 목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뒤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감이 충만해지게 될 것입니 다. 어느 고전에 “상처를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꾸준히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라는 글귀가 나옵니다.
화상이 생겼을 때 흉터가 남지 않기 위해서는 연고를 바르고 자주 바르고 계속 발라야 하는 것처럼, 지금 여러분이 처한 상황에서, 낮아진 체력과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매일 조금씩 나아지 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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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함께 나누기

하지만 인간은 혼자 살수 없고 혼자서는 행복해질 수 없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이 삶을 의미 있게 하는지 많은 질문 끝에 찾은 답일지라도 개인 혼자만 극복해야 한다면, 나아가 사회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면 과연 의미가 있을 지 고민입니다. 이에 개인의 노력에 가족과 사회가 곁에서 함께 해 준다면 더욱더 빨리 회복될수 있을 것입니다. 암환자도 당당히 자신의 자리에 복귀하고 사회에 기여하며, 더불어 살 수 있는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가치가 서로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게 됩니다.
개인의 행복과 건강한 삶은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공존해야) 완성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암환자의 정신적 정서를 보듬는 주변인의 이해와 배려가 더욱 필요하겠지만, 암환자 역시 사회에 일원으로써 능동적인 자세로 더불어 살기 위한 나눔을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암을 진단받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유방암 환우를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막 진단받은 환자들에게 멘토로써 조언을 해주는 봉사자가 한 얘기가 기억납니다.
“한 달에 한번 창원에서 서울로 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얘기에 귀 기울이는 후배님을 볼 때마다 내가 정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고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살아야겠 다는 다짐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처럼 암환자 스스로 공존의 한 가지 방법으로 사회와 타인을 위해 스스로 겪었던 소중한 경험을 나눠 보는 것도 좋습니다.
사회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느낄 때 비로써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존재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작은 기부나 봉사활동도 사회 안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평탄치 않은 길로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하겠지만, 암을 극복하고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당신의 모습 하나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 나의 오늘은, 어제보다 좋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조금 더 회복되고 좋을 거야.” 라고 했던 어느 환우의 말을 기억하며 더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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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본원고의 작성에 도움을 주신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김임령 간호사, 성균관대학교 융합의과학원의 윤정희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대한암매거진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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