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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회 | 2017년 04호
“환자는 내삶을 이끌어주는 가족입니다” 부산유미회의 버팀목, 마더즈병원 김상원 원장
부산 마더즈 병원의 김상원 원장은 젊은 시절부터 암 환우회를 조직하여 그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환우회원들의 지원을 통해서 그들이 삶의 질을 더욱 높였으면 좋겠다는 김상원 원장이 <더 캔서>에 환우회에 함께한 이야기에 대한 글을 보내왔다.
edit_도윤경 photograph_신기환 기자 | 2017-06-1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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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내가 유방암 진료의사로서 환우회와의 첫 만남은 핑크 리본 유방암 강연을 통해 이루어 졌다. 내가 아직 30대 중반의 젊은 의사였을 때 강당에는 수 많은 환우들이 모여 있었고 짧은 시간이지만 모인 환우들이 박수와 호응을 해 준 것에 나름 뿌듯함을 느꼈었다.
같은 질병을 앓고 가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으 셨던 분들이 수술을 받았을 때의 고통은 이제 사라지고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모임의 일부가 된 모습을 보고 서로 의지하고 돕는 동료애를 감지할 수 있었다.
요즘도 2006년이면 10년 전에 수술 받았던 환자들이 나를 가끔씩 찾아와서 정기 검진을 받곤 한다. 당시에는 아직 전문의로서 사회에 발 디딘지 몇 년 안 된 때라 그 분들의 유방암 수술을 전부 책임지고 하지 않고 나보다 위의 원장님 밑에서 단순 조직검 사와 사소한 수술들과 약물치료를 담당했던 나였는데, 이젠 내가 병원장으로서 암 수술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하고 있게 된 지금 나를 찾아와 주고 있다.
10년 동안 꾸준히 환자들에게 신뢰 받을 수 있는 위치에 내가올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맙고 의사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다.
나는 가끔 2003년 내가 시골병원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할 시절 나의 별 것 아닌 손재주로 작은 시술을 받고 무릎에 통증을 낫게 해준 할머니가 수 년 동안 나에게 김치며 손수 담은 것을 보내준 그 정성을 기억한다.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가 돈이 아니라 의료인들이 쏟은 그 정성으로 조금이나마 낫게 되는 것으로 말미암아 환자들은 더 많이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을 경험해 왔다.
어떤 환자들은 내가 당신들을 낫게 도와 줌으로서 나를 귀한 인연을 맺은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기억해 주기도 한다. 나에게는 그런 분들이 제법 많이 있는 것 같다.
2010년 나는 그 동안 봉직했던 병원을 떠나 내 주도적으로 부산에서 유방암을 치료하는 전문병원을 설립하게 되었다. 그 때 이전 병원에서 나와 인연을 맺었던 환우들이 내가 새로 개원한 병원으로 따라오게 되었고 그 분들도 나름 환우들의 친목단체로 새롭게 조직을 만들고 꾸려나가길 원했다. 그 이후 부산 유미회는 내가 설립한 마더즈 병원과 함께 시작이 되어 병원과 함께하는 동반자적인 모임으로 발전해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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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회가 자칫하면 조직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익단체화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환우회는 그냥 일반 사람들이 모인 모임이 아니 다. 그 분들은 하마터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을 뻔한 중대한 질병을 치료하고 서로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는 분들이다.
바깥 세상에다 대놓고 자랑할 거리도 아니지만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공감받고 존중받고 싶은 분들이다.
환우회는 점점 서로간의 친목을 위해서도 모이기도 하지만, 암을 치료받는 새로운 환자를 돕는 봉사단체로 거듭나기를 지향했다.
그래서 매주 맡은 요일에 병원 로비에 나와서 새로 오는 환자들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
유방암 진료 의사로서 여태까지 10여 년을 지내온 지금 내 머릿속에는 수 많은 환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왜냐면 그 분들이 한 번 수술을 받고 다음에 잘 볼 일이 없는 분들이 아니라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주기적으로 얼굴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칠 팔 년 전에 진료실로 어느 환자가 찾아와서 유방암을 진단 받고 치료를 한 적이 있다. 그 분은 다름 아닌 내 윗집에 살았던 분이었다. 또 어느 날은 수술을 한 분이 알고보니 내 중학교 선배였고 또 어떤 분은 내 어머니의 이웃이었다. 나에게 찾아와 치료를 받을 때는 환자로서 왔지만 다 그분들은 내 이웃이었고 내 가족의 친구였 으니 그리 멀다 할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환자들과 충분한 인간적인 교류를 갖는 것을 그리 힘들다 생각하지 않으며 환우들을 돕는 것은 내 이웃을 돕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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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즈 병원을 통해 나는 2010년부터 유방암 문화센터를 만들고 매주 3회 웃음치료, 노래교실, 요가교실을 통해 모임의 장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분기마다 유미회 친목활동을 지원해왔고 일부 운영경비를 보조해 왔다. 그것은 환우들로부터 받은 격려와 사랑의 일부를 다시 돌려드리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내가 세운 병원이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든지 북적거리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활기차게 다니는 곳은 그 사람들의 기운으로 생동감이 있게 되고 긍정의 기운을 발산하게 되고 오시는 분들도 치료의 기운을 온 몸으로 받게 된다. 유미회 환우들의 모임은 참가인원 300명의 매우 활기차고 모범적인 친목단체면서 봉사단체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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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떤 자리에 있든지 무엇을 팔든지 그 사람과 상대하는 상대방 또는 고객의 평가에 의해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가로 정의 된다. 김상원이라는 의사를 평가하는 사람은 나에게 찾아와 진료를 받고 돌아가는 환자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실력있는 의사, 성실한 의사. 마음이 따뜻한 의사, 진정성 있는 의사, 돈을 밝히지 않는 의사로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 내가 일평생 의사일을 하면서 나의 환자들 에게 받는 평가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잘못된 평가가 있다면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환자들에게 나의 시간과 물질을 쓸 줄 아는 의사로도 평가 받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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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환자들이 와서 치료를 받는 것은 그 분들과 깊은 인연이 닿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인연이었기에 수술을 받았고 그 때문에 해마다 와서 검사를 받고 가는 것인데, 의사와 환자와의 인연으로 이 세상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고 있다.
우리 환우들과 인연을 맺고 살다보니 그 분들 중 어떤 분은 먼저 돌아가시기도 하고 그 분들의 가족들의 경조사가 생기기도 한다. 단순이 환자가 아니라 내 이웃으로서 나는 그들의 경조사에도 참여하면서 기쁘고 슬픈 일을 공유하고 있다.
살면서 물질은 나를 통해 더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때로는 나를 거쳐서 다른 곳으로 나가기도 한다. 물질이 나에게 머무는 것은 인연이 닿는 사람들을 돕기 위함의 뜻도 있지 않겠나 라고 생각한다.
삶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병 앞에서 때로는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고 남편의 아내이기도하고 부모의 딸들이기도 한 환자들이 용감하게 병과 싸워서 이겨나가는 모습을 모면서 나 자신도 삶에 대한 겸허함을 배우게 된다.
나도 아직은 젊지만 언젠가 병이 들지도 모르는 일이니 지금 환우들에게 배운 마음으로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나의 병도 다스리 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지금 나는 더 많이 공부하고 성실히 진료해야겠다고 다짐도 해본다. 나는 환자들과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하면서 삶의 마지막 여정까지 서로 배우고 돕는 삶을 계속해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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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암매거진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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